📉 자본은 넘치는데, 왜 기업은 말라가고 있을까요?
1938년, 일본은 국가총동원법을 시행해 기업의 배당을 제한했습니다. 전시에 필요한 자본을 기업 안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였습니다. 자본을 통제하고, 국가가 자원을 집중시키는 방식은 당시엔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자본이 부족한 전시국가도, 산업화 초기의 저개발국도 아닙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 자산은 1경 6,841조 원에 달하고, 국민순자산은 GDP의 9.6배를 넘습니다. 그런데 그 넘치는 자본은 기업이 아니라, 아파트와 해외주식에 갇혀 있습니다. 국내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서울 전체 주택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여전히 인색하며, 많은 기업이 자본을 유치하기보다 움켜쥐고 버티는 데 급급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환원을 ‘자본 유출’로만 보는 시각은, 과거의 잣대를 현재에 무리하게 들이대는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본의 ‘통제’가 아니라 ‘이동’입니다. 더 생산적인 곳으로, 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그리고 더 나은 미래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총동원이 아니라, 총이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