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라! 한국판 이토 리포트
지난달 말, 일본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인수제안을 공개했고, 곧 새로운 중기경영계획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단순한 기업의 움직임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일본 정부가 만든 72페이지짜리 ‘기업인수에 있어서의 행동지침’이 있습니다. 추상적 원칙이 아니라, “가격이 명시된 서면 제안은 어떻게 볼 것인가”까지 안내하는 세세한 기준. 일본은 ‘스튜어드십 코드’에서 ‘이토 리포트’까지 거버넌스를 매뉴얼로 구현해 왔고, 이를 수년간 업데이트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끌어올려 왔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은 좀 더 굵직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상법 개정을 약속했고, 더 강력한 개정안 발의도 예정돼 있습니다. 집중투표 의무화, 독립이사 명칭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강화—제도는 근본을 건드립니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 빠져 있습니다. 제도의 취지를 시장에 해석하고 설명하고 구체화할 ‘실천 매뉴얼’입니다.
지금 한국 자본시장은 큰 변화의 입구에 서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에게도 ‘이토 리포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니, ‘김 리포트’든, ‘이 리포트’든—이제는 나올 때입니다.